지난 주말 다들 벚꽃 보고 오셨나요? 이상 기온과 함께 전국적으로 봄비가 내리면서 일부 지역에선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열리기도 했는데요. 시작도 전에 벚꽃이 사라져 서울 송파구의 '석촌호수 벚꽃축제'는 행사 전날 축제 이름에서 '벚꽃'을 빼고 '호수의 봄축제'로 바꿨다고. 기후변화로 위기를 맞은 벚꽃 축제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어요!
벚꽃, 102년 관측 이래 가장 빨라
MBC 뉴스
3월부터 따뜻한 봄 날씨가 이어지면서 올해 벚꽃은 유난히 일찍 찾아왔습니다. 올해 부산은 3월 19일에 벚꽃이 폈는데요. 이는 평년(3월 28일)보다 개화시기가 9일가량 앞당겨진 것으로, 102년 관측 사상 가장 빠르게 핀 것이라고. 서울의 벚꽃은 3월 25일에 개화해 이는 역대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이라고 해요.
'벚꽃 없는 벚꽃 축제'된 이유는?
KBS 뉴스
올해 벚꽃이 역대 가장 빨리 핀 이유는 전국적으로 3월 평년 기온이 4월 중순의 기온을 보이는 고온 현상이 계속되면서 일조량까지 많았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는데요. 지자체들은 평년 벚꽃 만개 시기나 민간 기상업체의 벚꽃 개화 예측 시기 등을 토대로 그 해 축제 기간을 선정하는데 이상 기온으로 이보다도 벚꽃이 일찍 개화한 것. 이상 고온 등으로 벚꽃의 개화 및 절정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워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되어버린 거죠.
개화 시기 점점 빨라져
벚꽃 개화 예상 시기 2019년 vs 2023년 (사진 : 원자력안전위원회, 울산알리미)
벚꽃 개화 시기가 빨라지고 있는 건 통계적으로도 나타났는데요. 기상청 관측 기록을 보면 2010년 초반 4월 중순이던 서울의 벚꽃 개화시기는 2010년대 중후반 들어서 4월 초로 앞당겨졌다고. 2020년 개화시기는 3월 27일로 관측 이래 가장 빠른 기록을 세웠는데, 이듬해엔 이보다도 사흘 앞선 3월 24일에 벚꽃이 개화하면서 또 한 번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죠.
이른 개화에 생태계 교란까지?
전문가들은 벚꽃 등 봄꽃이 동시다발적으로 피어나면서 생태계 교란이 일어나고 있다며 벚꽃의 이른 개화는 기후 위기와 연관된다고 짚었는데요. 한 생태도시전문위원은 "개화시기가 순차적으로 당겨지는 게 아니고 동시다발적으로 당겨지고 있다"며 "라일락이 보통 4월 중순에 피는데 올해는 3월 말부터 피기 시작했다고" 전했어요.
특히 "이런 봄꽃들과 관계를 맺어온 여러 생물들, 특히 벌과 나비가 꽃가루를 옮겨주고 꿀을 가져가는 상호 관계가 어그러진 것이 큰 문제"라고. 또 "꽃나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물을 써버리면 안 그래도 건조한 봄에 산불도 많아지고 물 순환에 교란을 준다"며 "탄소 흡수원으로서 나무가 활발히 일을 못하면서 탄소 순환에도 많은 교란이 발생한다"고 지적하기도.
축제 이름에서 '벚꽃' 사라져
송파구청 공식 인스타그램
기후변화에 따라 개화 시기 예측이 갈수록 어려워져 지역 축제 이름에서 '벚꽃'이 사라지기도 했는데요. 석촌호수는 올해 벚꽃축제의 이름을 올해 한시적으로 '호수의 봄축제'로 변경했고, '벚꽃 백리길'로 유명한 군산시의 경우 개화 예측 시기가 어려운 이유 등으로 2010년 전후 벚꽃축제를 폐지했어요. 전북 김제시도 2008년부터 진행해 온 '모악산 벚꽃축제'를 2014년부터 '모악산 축제'로 이름을 변경하기도 했다고.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는다면 수십 년 뒤엔 2월에 봄꽃이 개화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는데요. 기상청이 지난해 3월 발표한 봄꽃 3종인 개나리, 진달래, 벚꽃의 개화일 전망 분석 결과를 보면 현재 수준과 유사하게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경우 21세기 후반엔 대구 지역에서는 봄꽃 3종 모두 2월 말에 개화할 것이라고 전망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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